[손에 잡히는 책] 격동의 현장, 생생한 기록과 취재 후일담… ‘다큐멘터리 사진가’
입력 2012-07-19 20:34
다큐멘터리 사진가/구와바라 시세이(눈빛·1만5000원)
1960년대부터 반세기 동안 격동의 세계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일본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76)의 회고록. 1962년 수은중독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을 주제로 한 일련의 사진 작업으로 일본사진비평가협회가 주는 신인상을 받은 그는 지난 40여 년간 한국을 수십 차례 드나들면서 주로 정치 사회 문화를 취재해 왔다.
반일데모와 베트남 파병, 미군기지와 판자촌 등 약동하는 한국사회에 앵글을 들이댄 결과물은 10만여 장의 사진으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취재 후일담 또한 압권이 아닐 수 없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 하의 언론 통제로 광주에 내려가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 등이 그것이다.
1967년부터는 베트남 전쟁의 참화를 사진에 담았고 전란 속의 아프가니스탄과 옛 소련 쿠데타 현장도 기록했다. 화보 잡지 선구격인 ‘라이프’지의 흥망과 세계 정치의 관계를 풀어내는 관점 역시 진지하기 짝이 없다. 포토저널리스트를 지망하는 젊은 세대에게 둘도 없는 지침서가 될 듯하다. 사진 이미지가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고도 남는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