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서로 눈높이 맞추려는 무의식이 빚어낸 힘… ‘또래 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
입력 2012-07-19 20:34
또래 압력은 어떻게 세상을 치유하는가/티나 로젠버그(알에이치코리아·2만2000원)
1990년대 후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에이즈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생존을 위해 몸을 파는 청소년들이 특히 문제였다. 하지만 남아공 사회의 보수적 분위기는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장애물이 됐다. 10대들에게 에이즈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켜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등장한 것이 이른바 ‘러브라이프’라고 명명된 에이즈 예방 캠페인. 보건 전문가와 심리학자, 마케팅 전문가 등이 나서서 에이즈의 위험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캠페인이 효력을 갖기 위해 음료 광고를 매개로 에이즈라는 단어를 음지에서 끌어냈다. ‘러브라이프’는 10대 또래 집단의 정서를 자극하기 시작했고 청소년들은 비로소 에이즈에 대해 각성할 수 있었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는 ‘또래 압력(Peer Pressure)’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또래 압력은 비슷한 연령대의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눈높이를 맞추려는 무의식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메시지다. 저자는 남아공 사례에서 보듯 또래 집단의 정서를 자극해 생기는 ‘또래 압력’이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종호 옮김.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