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젊은이들이여, 난 이렇게 단련해왔다오”

입력 2012-07-19 18:22


사는 방법의 연습/시오노 나나미/혼

시오노 나나미(사진). 일본인이면서도 로마사에 푹 빠져 이탈리아 로마에서 살았다. 탐구 결과, 15년간 집필한 역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인문서로는 드문 히트작이었다.1995년 국내 출간 이래 300만부가 팔렸다. 가히 신드롬을 일으키며 상당한 팬을 거느린 그녀가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충고한 에세이를 내놨다.

로마사를 통해 현실 직시를 가르쳤던 그녀가 여기서 내세운 것도 현실을 똑바로 보라는 것이다. 그런 그녀가 외국어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건 생뚱맞게 보일 수도 있다. “외국어를 사용해서 유창하게 말을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 않다. 외국인이 귀를 기울여주는 상대는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더듬거리더라도 뭔가를 열심히 전하려는 사람이다.”(29쪽)

이탈리아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을 키우면서 이탈리아어 일어뿐 아니라 그리스어 라틴어를 배우게 한 그녀가 하는 말이다. 그만큼 모국어 실력이 중요하고, 생각의 전달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가와 나이를 뛰어넘어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그녀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비법을 제시한다. ‘기(起)’에서 ‘나는 무엇을 이야기하겠다’라고 명확히 말하면 첫마디만 듣고 자신의 얘기를 흘려듣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 ‘승(承)’에서는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무엇과 무엇이다’라고 또박또박 말한다. 그런 다음 ‘전(轉)’에서는 승에서 제시한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전개하고, 마지막 ‘결(結)’에서는 결론을 말한다.

그녀가 강조하는 또 다른 경쟁력 요소는 스스로 생각하기. 그녀는 의문을 품지 않는 수재는 그저 그렇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관점이 나오며 자신의 글쓰기 비법도 여기에서 나온다고 한다. 예컨대, 모든 사람들은 로마의 네로 황제를 그냥 폭군으로 받아들이고 말지만 자신은 ‘열일곱 살에 황제 자리에 오른 남자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관점에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귀띔한다.

책에 담긴 내용은 일견 어조가 단호해 보이지만, 자신의 아들에게 했던 충고인 만큼 진정성과 애정이 묻어 있다. 한성례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