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무책임한 종교 다원주의
입력 2012-07-19 17:53
“예수만이 구원자라는 주장은 다른 종교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우리는 예수 중심을 내려놓고 하나님 중심에 서야 합니다. 그러면 다른 종교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수년 전 한국의 한 유명 목사님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일간신문에 낸 광고의 요지이다.
요즘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만이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그런 부류의 지식인들을 소위 ‘종교 다원주의자’라고 한다. 종교 다원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는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며 매개체이고 창구’라고 주장한다. 그들에 의하면 모든 종교는 다 똑같이 선하고, 결국 똑같은 진리를 말한다고 한다. 모든 종교는 절대자에 대한 표현 방식이 다를 뿐 결국은 동일한 하나님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등반을 비유로 즐겨든다.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은 모두 한 정상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종교는 모두 한 하나님이라는 궁극적 실재(ultimate reality)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어느 종교를 믿든지 간에 결국 한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과연 합리적이며 타당한 것인가. 종교 다원주의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각 종교의 주장이 서로 모순된다는 것이다. 만일 모든 종교가 똑같이 선하고, 똑같이 진리이고, 모두 옳다면 각 종교의 핵심 교리나 종교별 진리 주장들은 비록 표현방식은 다를지라도 서로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각 종교의 진리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저히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불일치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핵심 교리에 있어서 상호 모순점을 갖고 있다. 예컨대 기독교는 인격적인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이슬람교는 창조주를 믿지만 인격체인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불교는 하나님에 관해 무신론 내지 불가지론적 입장을 취한다. 힌두교는 신의 존재를 믿지만 모든 것을 다 신으로 믿는다. 적어도 3억개 이상의 신이 있다고 한다. 힌두교 학자인 자흐너 교수는 “오늘날 빈번하게 말해지듯 모든 종교가 똑같은 목표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교리상에서 뿐만 아니라 신비의 정도에서까지 일치점이란 없다”고 말한다.
모든 종교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들 모두가 진리일 수는 없다. 만일 모든 종교가 서로 모순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논리적 선택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그들 모두가 틀렸거나 다른 하나는 오직 한 종교만이 진짜 종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가 똑같이 선하고 똑같이 진리이고 모두가 다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종교 다원주의의 주장은 합리성이 결여된 주장일 뿐 아니라 매우 무책임한 주장이다. 오직 예수!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 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