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갖고 그래…” 맥도날드 성경모임, 중단 위기

입력 2012-07-19 14:30


[미션 라이프] 미국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진행된 노숙인 성경 모임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졌다고 크리스천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다운 마르티네즈(33·사진)는 미국 뉴저지주 캄덴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2년 전부터 성경 모임을 인도해왔다. 동네의 노숙인과 약물 중독자 등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주 대상이었다. 그는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손님이 뜸한 늦은 시간에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매장 구석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성경 말씀을 나눴다.

하지만 2년 동안 지속돼 왔던 모임은 고객 한마디에 사라지게됐다. 맥도날드 관계자가 마르티네즈에게 “다른 종교를 가진 손님들이 그 성경 모임에 불만을 제기했다”며 성경 모임 불가 방침을 밝혀 온 것이다. 그 관계자는 오랜 기간 선한 뜻으로 봉사를 해온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고객 불만이 접수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마르티네즈는 “지난 2년간 매장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된 모임을 하루아침에 없애야 하는데 참담함을 느낀다”며 “그동안의 모임 성격이 변한 것이 아닌데 갑자기 이런 통보를 받아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에서 종종 마주치는 이슬람신자들이 기독교 모임에 불만을 품고 일부러 신고를 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캄덴의 맥도날드 점주는 “모임의 성격 때문에 중단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며 보드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자리를 옮겨달라는 요구를 할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마지막 성경 모임을 가진 마르티네즈는 월요일 기도회를 가지면서 다른 장소를 물색 중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