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0만원대 MVNO용 ‘갤럭시M스타일’ 출시 소식에… “안 그래도 어려운데…” MVNO 업체 울상

입력 2012-07-18 19:13

“MVNO(이동통신재판매)용 단말기를 따로 만든다는 건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개 업체에만 좋은 단말기를 주겠다는 뜻 아닌가요.”

MVNO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40만원대 스마트폰 ‘갤럭시M스타일’을 출시하겠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MVNO용 단말기가 나왔다는 소식을 반길 만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한국MVNO사업자협회 회장사인 한국케이블텔레콤 장윤식 대표는 18일 “MVNO라는 건 저렴한 단말기를 사용하라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자기가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단말기로 해당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면 누가 MVNO에 가입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MVNO는 돈 없는 사람이나 가입하는 통신서비스라는 이미지만 만들게 될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동안 MVNO업체들에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단말기 확보였다. 지난 5월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가 실시되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자급제용 단말기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단말기를 확보하지 못하면 가입자 유치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확보한 MVNO업체는 CJ헬로비전이 유일하다. CJ헬로비전은 올 초부터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S2, 베가레이서 등 5개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3 단말기는 확보하지 못했다.

CJ헬로비전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제조업체로부터 이통 3사보다 비싼 값에 단말기를 사서 저렴한 요금제로 팔다 보니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MVNO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단말기 자급제를 시행하고 이로 인해 MVNO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정부에서 그럴 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은 약정할인, 제조업체 할인 등 요금 할인 형태로 긴밀한 커넥션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끼어들 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가 전면 허용될 경우 MVNO 사업자의 매출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한국MVNO사업자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협회는 mVoIP가 전면 허용되면 MVNO 사업자의 가입자당 평균매출액이 현재 1만∼1만5000원에서 630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협회는 이로 인해 전체 매출액의 37∼59%가 감소해 MVNO 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