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심장부 자폭공격… 아사드 매형·국방장관 사망
입력 2012-07-19 01:13
시리아 대통령의 매형인 아세프 샤우카트 국방부 차관과 다우드 라지하 국방부 장관이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18일 사망했다. 로이터 통신은 안보 소식통을 인용,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이너 서클’(핵심 권력집단)을 담당한 경호원이 자살폭탄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알 아사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권력 내부에서 테러가 발생, 정권 종말을 재촉하는 신호라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반군은 알 아사드 정권의 심장부에 테러를 가했다. 다마스쿠스 시내에 위치한 국가 보안청은 정보의 집결지로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과 500m 떨어져 있다. 사망한 샤우카트 차관은 알 아사드 대통령의 최고 보안통 가운데 한 명으로 2005년 군사 정보부장을 지냈다. 아내인 부슈라 알 아사드는 대통령의 누나다. 회의에 참석한 국가 보안기구 수장 히샴 벡티야르와 모하메드 알 사르 내무장관도 부상을 입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자살폭탄 공격 당시 사고 현장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거나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슬람주의 반군 조직 ‘리와 알 이슬람’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다마스쿠스에서 위기 통제실로 불리던 곳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자유시리아군(FSA) 역시 “이번 사건이야말로 우리가 언급했던 화산이었으며 이번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부군 대변인은 “테러리스트들의 행위가 테러그룹을 청소하기 위한 결의를 증가시킬 뿐”이라며 “테러범 척결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마스쿠스 교전 나흘째인 18일 반군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리아 활동가들은 대통령궁 근처에 있는 정부군 막사까지 반군에 함락됐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은 목격자 증언을 인용, 다마스쿠스 카분 지역에 정부군의 탱크와 지상 공격용 헬리콥터가 배치됐지만 반군이 낮게 비행하는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도시 탈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익명의 한 시민은 “고향을 떠나는 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지금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며 “피란용 가방에는 가족 여권과 대학 졸업증명서, 현금, 비상약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시리아인 1200여명이 터키로 집단 망명했다.
시리아 내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영국과 미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이 제안한 결의안을 18일 오후(미 동부시간) 표결에 부친다. 시리아 결의안은 유엔 감시단의 임무 기간을 45일 연장하고 알 아사드 정권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유엔헌장 7장을 근거로 제재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 결의안에 반대해 시리아 사태는 해법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