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원수 칭호] 권력장악 마지막 수순… ‘김정은 유일 지배’ 굳히기

입력 2012-07-18 22:32


북한이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공화국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은 ‘김정은 체제’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해임에 따른 북한 군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일신하고 군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김 1위원장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김 1위원장의 원수 칭호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원수는 최고사령관,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등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갖춰야 하는 호칭 중 하나로, 김 1위원장에겐 권력 장악 수순의 ‘마지막 단추’인 셈이었다.

실제 이날 발표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수로 추대됐던 때와 유사했다. 1992년 4월 북한은 김일성 주석을 대원수로 추대하고, 김 위원장을 ‘공화국 원수’로 추대한다는 내용을 ‘중대방송’ 형식으로 발표했다. 지난 2월 14일 김 위원장에게 대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도 김 1위원장을 원수에 올리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김 1위원장에게 수여된 칭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로 일반 군 계급의 원수와는 차별화된다. 북한의 통치자인 ‘수령’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은 오진우 최광 이을설 등 과거 인민무력부장이나 일부 군 원로에게 공화국 원수가 아닌 군 계급의 ‘인민군 원수’ 칭호를 줬다.

김 1위원장이 그동안 최고사령관이면서도 군 계급은 ‘대장’에 불과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9월 27일 함께 대장이 됐던 현영철 전 8군단장은 차수로 진급해 총참모장을 맡았다. 더 이상 원수 칭호 수여 시점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예정된 수순이지만 시점은 미묘하다. 16일 이영호 해임 발표, 17일 현영철 차수 진급 등 일련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군부 쿠데타설 등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이 대두됐다. 이를 인식한 북한이 김 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함으로써 권력 장악에 문제가 없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중대보도’ 형식을 빌린 점과 대내용 라디오방송을 이용한 점은 북한 내부의 동요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영호 해임 발표가 있고 나서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석이 있었고 북한의 권력 불안을 예상하는 진단이 많았다”며 “이번 원수 칭호 수여는 이러한 관측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