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차 5분30초 만에 도착? 못믿을 119 활동통계
입력 2012-07-18 18:57
환자 상태나 출동시간, 응급조치 여부 등 응급의료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기초자료가 되는 ‘119 구급활동 통계’가 주먹구구로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환자는 적절한 조치가 생사를 가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출동부터 병원 이송 후 응급조치까지 포괄하는 통계시스템 정비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응급구조학회는 17일 소방방재청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119 구급활동 통계의 체계적 관리와 활용방안’을 통해 “119 구급활동 통계에 나타난 수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에 작성된 119 구급활동 통계에는 119 구조대가 신고 접수 후 현장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이 서울의 경우 평균 5분30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서울의 극심한 교통 체증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119 구급대원이 작성하는 구급일지와 전산시스템의 입력 양식이 다른 데다 응급환자가 만취 상태이거나 의식을 잃었을 경우 내용을 정확히 기록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구급활동 통계는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작성한 구급일지를 바탕으로 집계된다.
또 현행 통계는 필수 정보가 누락되거나 부실 기재한 것도 있었다. 보고서는 “정보 사용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누가 왜 위험한 상황에 처했고 119 구조대가 제대로 대응했는지 여부”라며 “현재 구급활동 통계에는 이런 내용이 아예 없거나 대충 기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 인계 전후 자료가 따로 관리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병원 인계 후 환자 상태에 대해 119가 알 수 없고, 병원 측도 환자가 어떤 응급조치를 받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환자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은숙 공주대 전문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응급환자에 대한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선 의료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통계관리 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