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D-8] “흘린 땀 믿기에 메달경쟁 자신있다”… 우생순 감동 재현 나선 남녀 핸드볼

입력 2012-07-18 18:53

올림픽 시즌이 되면 ‘한데볼’은 비로소 ‘핸드볼’로 돌아온다. 춥고 배고픈 종목이라고 붙여진 별칭 ‘한데볼’. 그렇지만 올림픽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여자팀은 1984년 LA 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금 2개, 은 3개, 동 1개를 수확했다. 남자팀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은메달을 따냈다.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출정식.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뛰고 또 뛰었습니다. 죽음의 공포까지 느껴질 정도였죠.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겁니다.” 남자 대표팀 주장 박중규(29)의 말이 끝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 속에서도 선수들이 이렇게 열심히 훈련했기에 한국 핸드볼은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런던올림픽에서도 핸드볼이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다. 조 편성이 최악이기 때문. 여자팀은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 강호들이 우글대는 B조에 편성됐다. 남자팀도 스페인, 크로아티아, 헝가리, 세르비아, 덴마크 등 유럽의 강팀들과 B조로 묶여 메달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강재원(48) 여자 대표팀 감독은 강팀들과 싸워야 하는 현실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첫 경기인 스페인전이 중요합니다. 우리 선수들 정신력이 좋아 최선을 다한다면 멋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최석재(46) 남자 대표팀 감독은 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 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팀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누구보다 메달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핸드볼계는 이번에 남녀팀 모두 가슴 뭉클한 ‘런던 우생순’을 연출해 올림픽 열기가 국내 대회로 이어지길 기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핸드볼협회는 올림픽 기간 동안 SK핸드볼 경기장을 개방해 대표팀 경기를 단체로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응원전은 응원, 공연, 다과가 결합된 형식으로 기획해 가족, 연인, 단체를 아우르는 전 국민 축제의 장으로 열린다. 한국은 28일 스페인전(여자부)을 시작으로 총 10차례 조별 예선을 치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