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도 화난다… 가격 오르자 중국산 수입, 재배농 “다 죽는다” 반발

입력 2012-07-17 22:18


지난해 양파 값 폭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경북 김천지역 회원농협과 양파재배 농민들이 정부의 중국산 양파 수입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7일 경북양파협의회(회장 윤태성)에 따르면 도내 최대 양파집산지(도내 재배면적의 11%)인 김천지역은 지난해 900여 농가가 449㏊에서 1600t의 양파를 생산했다. 하지만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매에 나섰던 회원농협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구성농협의 경우 지난해 수탁계약(선급금을 지불하고 추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16만8000여 자루(자루당 20㎏)를 수매했다. 농가에 선급금으로 자루당 1만원을 먼저 지불했고, 출하 후 정산하려 했지만 가격이 폭락하면서 손실액이 7억원이나 됐다. 농협은 유통손실보전자금 2억5000만원으로 일부 적자를 보전했지만 나머지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대산농협도 지난해 17만8000 자루(자루당 1만2300원)를 농가와 매취판매계약(수매시 양파값을 전액 지불하는 계약방식)으로 수매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자루당 8000원∼1만원 폭락하는 바람에 수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손실을 입은 회원농협들은 지난 봄 가뭄과 이상기온 등으로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15% 감소한 반면, 양파 가격은 현재 평균 1만5000원 정도로 비싼 값에 거래돼 지난해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들 농협들은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말 양파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산 양파 11만1000t을 조기 수입한다고 발표하자 가격 폭락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경북양파협의회는 지난 9일 군위 농협유통센터에서 도내 16개 회원농협 조합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어 12일엔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도내 640여명의 재배농민과 함께 상경투쟁을 벌였다.

김천 구성농협 김근식 조합장은 “농협이 양파 수매 후 가격 폭락으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뒷짐만 지고 있던 정부가 가격이 오르니까 지체 없이 중국산 수입 방침을 세웠다”며 “수매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