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취업자 중 절반 이상 고용보험 사각지대 방치

입력 2012-07-17 19:03

우리나라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임금근로자 중에도 400만명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이 노사정위원회에 보고한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현황과 해소 방안’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취업자 2426만명 가운데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거나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가 1368만명으로 전체의 56.4%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 중 고용보험 적용 대상인 임금근로자는 1464만명이지만 이 가운데 실제 가입자는 1058만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406만명은 법적으로는 의무 가입 대상자임에도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실직 등에 대한 대비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대상자가 아닌 278만명,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 684만명을 더하면 국내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보험은 1인 이상 사업장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자영업주는 올해부터 임의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가사서비스업, 특수고용형태근로자,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 등은 여전히 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비임금근로자나 특수고용형태근로자 등과 같은 적용 제외자는 고용보험의 제도적 사각지대이고, 적용 대상인데 미가입한 400만명은 실제 사각지대”라면서 “보험료 감면을 통한 미가입자 해소, 실업급여 수급요건 완화, 농어민·특수형태근로자 등과 같은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