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원성에도… 사립대 적립금 불리기
입력 2012-07-17 19:02
‘반값 등록금’이 이슈화된 후 사립대들의 방만한 예산 운영이 수차례 지적됐지만 사립대들의 과도한 적립금 축적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 사학진흥재단에서 ‘2011년도 사립대학 결산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 이화여대·홍익대·연세대 등 전국 40개 대학(2010년 기준 적립금 누적액 상위 40개 대학)의 지난해 총 적립금이 2025억원에 달했다.
조사 대상 중 적립금이 늘어난 대학은 모두 28개로, 특히 적립금이 100억원이 넘는 대학은 9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성균관대가 450억원을 적립해 가장 많았고 홍익대(322억원), 이화여대(279억원), 한양대(269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누적적립금은 이화여대가 684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학들은 수입은 축소 편성하고 지출을 크게 늘려 잡는 방법으로 적립금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초 잡았던 지출예산보다 지출이 적게 발생하면 연말에 남은 돈을 적립금으로 편성하는 편법을 썼다. 이렇게 해서 생긴 잔액은 기금회계로 전출시켰다. 즉, 더 안 걷어도 되는 등록금을 과다하게 걷어서 남는 돈을 기금회계로 돌리는 관행이 이어진 것이다.
실제로 이화여대는 관리운영비에서 131억원, 연세대는 연구학생경비에서 295억원, 고려대는 고정자산매입지출에서 199억원의 잔액이 발생하자 이를 기금회계로 전출시켰다.
현 의원은 “보통 대학은 수입예산과 지출예산을 계산한 뒤 부족분(지출예산-수입예산)을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지출예산을 과다계상하면 당연히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며 “현행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학들로 하여금 적립금의 총액뿐 아니라 구체적인 사용계획도 매년 공시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