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소형 선박에 발포…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
입력 2012-07-18 00:30
핵 개발프로그램으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미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중동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 해군이 16일(현지시간) 어선을 향해 발포해 인도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가운데 북한을 방문 중인 이란 외무부 대표단은 미국을 겨냥해 제국주의에 맞서 이란과 북한의 협력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AFP통신은 호르무즈 해협을 막 통과한 미 함대 급유선인 USNS 래퍼해녹호가 이날 오후 2시50분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 앞 약 15㎞ 해상에서 50구경 기관총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바레인에 주둔 중인 미 제5함대 측은 “제벨 알리항으로 향하던 중에 약 1200야드(약 1㎞) 떨어진 지점에서 소형 선박을 발견했다”며 “반복적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빠르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래퍼해녹호는 소형 선박이 이란혁명수비대의 스피드보트와 유사해 위협으로 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이 발생한 제벨 알리항은 미 함대가 수시로 정박하는 기착지로, UAE는 걸프만 지역 내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다. 미 해군범죄수사국(NCIS)과 두바이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00년 10월 자살 폭탄을 실은 알카에다의 소형 선박이 예멘 아덴항에 정박한 미 해군 USS 콜호에 돌진, 해군 병사 17명이 숨지는 테러가 발생한 이후 미 해군은 소형 선박을 경계해 왔다.
이란은 미국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을 방문 중인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란과 조선(북한)은 제국주의와 지배주의를 반대하는 공동전선에 서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압바스 차관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양측의 친선 협조관계가 더욱 확대 발전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