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구도 요동] 中 “선군정치 변화 신호탄”… 백악관 “논평 않겠다”
입력 2012-07-17 19:26
북한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이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이 갑작스럽게 해임되자 외신들은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건강 문제보다는 북한 최고 권력층 내부의 변화 움직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7일자 1면 전면에 이영호 해임 기사를 싣고 북한의 선군정치 변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중국외교학원 아·태지역 안보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은 변화의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으며, 변화의 동력은 선군정치가 아닌 경제 개혁개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도 경제개혁을 둘러싼 당과 군의 노선갈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북한의 정책결정을 주도한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경제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영호가 해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영호의 해임에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지도자로 지명된 지 7개월 만에 김 제1위원장이 권력체제에 대한 확고한 지배권을 확립한 신호라고 17일(현지시간) 베이징발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그룹의 북한 전문가 다니엘 핑스턴은 “이영호 같은 강력한 인물이 전격 해임된 것은 김정은이 유일한 최고 권력이며 누구나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북한 엘리트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김정은 체제로의 전환이 아직도 매우 유동적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제1위원장 체제를 강화하려는 대담하고 대대적인 인적 개편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는 “김정은 친위 그룹이 정권 내 불안 요소를 감시할 능력을 키웠으며 김정은 체제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있는 고위 세력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 총참모장 해임과 관련해 “특정 인사이동에 대해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