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5·16발언’ 거센 후폭풍… 여야 가릴것 없이 ‘朴’때리기

입력 2012-07-17 19:32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16 군사쿠데타에 대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 목소리가 높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페이스북에 “헌정을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5·16 군사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역사의 차선’으로 둔갑했다”며 “우리나라를 미래로 이끌겠다는 것인지, 과거로 회귀시키겠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을 향해 “민주애국선열과 국민 앞에 정중하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해찬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5·16은 12·12와 같은 군사반란”이라며 “군인은 국방을 해야지, 군인더러 정치를 선택하라고 누가 요구했나”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도 트위터에서 “한·일 병합과 6·25 전쟁에 관련된 후손이 ‘그때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뭐라고 해야 할까”라며 “헌정을 총칼로 유린하고 권력을 찬탈한 그 행위가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토론회에서 “5·16은 군인들에 의해서 헌법적 질서를 무너뜨린 쿠데타”라며 “산업혁명과 근대화는 역사적 업적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현저히 짓밟은 점이 있다”고 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쿠데타는 아무리 수식어를 붙여도 쿠데타”라고 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납치하고 고문하고 살해하려 시도하고 유신체제로 종신 집권을 꾀하고 파업 중인 YH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것도 전부 다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냐”며 “무모한 권력욕에 의한 쿠데타가 미화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박계 인사들은 박 전 위원장을 두둔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5·16은 51년 전 이야기로 이미 역사”라며 “무장공비가 청와대 앞까지 쳐들어오던 시절과 똑같이 역사를 보고 세상을 보는 건 다소 문제가 있다. 이제는 역사가와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