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다가감
친하게 지내는 치과의사 한 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읽고 나서 메일을 통해 가장 감명 깊은 문장으로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의 다음과 같은 말을 언급했습니다. 평생을 노동자들의 친구로 지낸 하 학장에게 저는 보람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치과의사분이 언급한 그의 대답입니다.
"두 가지만 결심하면 됩니다. 먼저 '돈을 많이 벌진 않겠다.'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돈 안 벌어 굶어 죽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엄청난 부자가 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 생각만 버리면 이 땅에는 보람 있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유명해지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이 결심을 하면 남이 전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결심이 가장 어려운 일일 수 있겠지요."
이 자본주의 시대에 그는 거꾸로 사는 삶에 대해 말했습니다. "돈 많이 벌어서 유명해져라."고 강조하는 세상에서 그는 "돈 벌지 않고, 유명해지지 않겠다고 결심하라.'는 것입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평생 삶을 통해서 이를 실천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살아낸 말'은 힘이 있었습니다.
하 학장은 지금 이 시간에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좀 손해를 보겠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직 자신과 가족만을 위한 삶은 천박한 삶이라면서. 흔히 ‘수신제가후치국평천하修身齊家後治國平天下’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수신제가’하는 데에만 바쁜 사람이 어떻게 ‘치국평천하’를 이루겠습니까? 실제로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은 없습니다. 삶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옳은 일을 위해서 어떤 손해를 감수하고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타인을 위해서 매 순간 작은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만이 나중에 치국평천하를 위한 큰 손해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고 모두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하 학장 뿐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에 나오는 17인의 멘토들 모두가 강조한 내용 가운데 하나는 '타인을 향해 다가가는 모험을 하라'는 것입니다. 하 학장과 멘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람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 한 발짝 더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치과의사분은 메일 끝에 이렇게 썼습니다. "하종강님의 말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어리석게도 60이 다 된 이제야 말입니다."
이태형('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저자, 국민일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