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올림피아드 최연소 금메달 김동률군 어머니 유정재씨 “어릴때 수학 재능 ‘놀이’ 통해 키워줬어요”

입력 2012-07-16 19:48


“동률이에게 수학은 ‘놀이’였어요. 그 어떤 선행학습보다 그저 수학을 좋아하던 아들의 습관이 지금의 결실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처음 출전해 최연소 금메달을 딴 김동률(15)군의 어머니 유정재(42)씨는 아들의 메달 획득 비결을 묻는 질문에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김군은 42점 만점에 40점을 받아 이번 대회 전 세계 참가자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거뒀다.

“동률이가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 것은 사실이에요. 한두 살 때부터 옷에 그려진 도형이나 패턴 같은 것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가하면 서너 살쯤 되니 퍼즐 놀이를 굉장히 잘 하더라고요. 언젠가는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절대값’이라는 말을 모르면서도 지하 3층과 지상 3층이 같은 간격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며 솔직히 좀 놀랐죠.”

유씨는 이런 아들의 재능을 키우는 방법으로 선행학습 대신 ‘놀이’를 택했다. 지금은 개인사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공대 출신 연구원이었던 아버지가 주로 김군의 놀이 상대가 돼줬다. 유씨는 “남편이 퇴근해 들어오면 동률이와 누워서 ‘피자가 두 판인데 이걸 어떻게 셋이서 나눠 먹을까?’ 등의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곤 했다”며 “‘2÷3’이란 공식을 쓰지 않고도 즐겁게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김군이 사교육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학 자체를 즐기고 놀이로 이해하는 습관 덕에 초등학교 2학년 때 혼자서 중학교 2학년 1학기 수학 교과서를 풀 정도의 실력을 갖췄고, 중학교 2학년을 마친 뒤 서울과학고에 조기 입학할 수 있었다.

서울과학고에서 김군을 지도했던 수학과 남선주(41) 부장교사는 “동률이는 1년 동안 주제를 스스로 설정해 연구를 수행하는 교내 프로그램에서 모두 ‘최고점(distinction)’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라며 “동률이의 실력과 직간접적으로 수학적 자극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교내 시스템이 속진성보다 심화성을 중시하는 올림피아드에서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