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레드 기술 유출’ 난타전… 삼성 “첨단 기술, LG서 빼내” vs LG “일반 기술, 문제 안돼”

입력 2012-07-16 19:42

“오전 11시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후 1시30분 LG디플레이의 브리핑이 있을 예정이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16일 오전 긴급히 기자들을 소집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최근 검찰이 기소한 아몰레드(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였다.

OLED 기술 유출 사건을 둘러싼 양측의 날선 싸움은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현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TV 제조 기술을 넘겨받은 LG디스플레이 임원 등 5명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전·현직 연구원을 적발한 것이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지난 13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TV용 핵심기술을 빼돌린 LG디스플레이 전무 등 임직원 4명과 LG 협력사 임원 1명을 비롯해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6명 등 총 11명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과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과 검찰의 발표가 있을 때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브리핑이나 보도자료 형태로 자사 입장을 밝혔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도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면서 양측의 싸움은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현재 삼성은 첨단기술을 LG에서 빼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LG는 일반적 기술 내용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달랐다. 삼성은 경찰 수사엔 없었던 OLED전략기획팀 임직원 2명을 추가 기소했다는 데 집중했다. 이 부서는 OLED 사업전략과 투자·기술개발을 담당하는 핵심부서라는 것이다. 반면 LG는 기소된 자사 임직원의 수가 초기 경찰 수사 때보다 4명이 줄어든 6명인 데다 모두 불구속 기소됐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의 시선은 좋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면서 “신사업으로 꼽히는 OLED 분야에서 양측이 기술 주도권을 잡겠다며 줄다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선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검찰도 수사 과정에서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수원지검 형사4부 최길수 부장검사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해외 판례는 물론 기술적 검토까지 마쳤기 때문에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