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사청문회 쏟아진 의혹… 野, 자진사퇴 촉구
입력 2012-07-17 01:14
국회는 16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야당 의원들은 “범죄자를 앉혀 놓고 청문회를 하고 있다” “뻔뻔스러운 거짓말쟁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현 후보자는 “추호도 거짓이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은 “후보자가 제자 논문을 포함해 최소 7편의 논문을 표절했다”고 질타했다. 현 후보자는 “2004년에 논문 인용에 관한 기준이 생겼다”며 표절 사실을 부인했으나 추궁이 이어지자 “현재 기준으로는 표절”이라고 시인했다.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 등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 중인 장남 병역 문제를 파고들었다. 박 의원은 병역 기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수 MC몽 사례를 들며 “MC몽은 해외 출국 대기와 공무원 시험 응시를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는데 현 후보자 아들과 유사하다”며 검찰 조사를 주장했다. 현 후보자는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이 하나라도 스펙을 쌓고 싶어 했다. 미국에서 인턴을 하려 했는데 허락이 안됐고, 정보처리기능사도 스펙을 쌓으려고 했는데 안됐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1986년 아시안게임으로 투기가 일자 현 후보자는 2년 만에 아파트 두 채를 사고팔아 현재 가치로 2억~2억5000만원을 벌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현 후보자는 “평생 부동산 투자를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현 후보자가 3년 재임기간 동안 업무추진비 1억7000만원 중 1억6500만원을 고급 일식집 등에서 술값과 밥값으로 사용한 점, 항공기 1등석만 이용해 1억2000만원을 여행경비로 쓴 점을 문제 삼았다. 현 후보자는 “술을 아예 입에 대지 않고, 생선도 잘 안 먹는다”며 개인 용도로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지난 5월 ‘북한 인권침해 사례집’을 펴내면서 신고자는 물론 이들의 북한 내 가족 및 지인의 신분까지 노출시킨 것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청문회장에는 장애인 단체 관계자와 용산참사 유가족이 방청객 및 증인으로 참석해 현 후보자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유가족인 권명숙씨는 “현 위원장이 용산참사와 관련해 ‘최선을 다했다’고 답변하는데 웃음밖에 안 나온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인권위원장인지 특권위원장인지 헷갈린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제 인권단체, 인권위 직원들, 법학자, 용산참사 유가족들 모두가 연임을 반대하는데 굳이 하겠다는 것은 노추(老醜)”라고 지적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