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200만 자영업자 화났다… “상생의지 없어” 유통 1위 롯데 제품 무기한 불매운동 돌입
입력 2012-07-16 19:33
200만 자영업자들이 유통 1위 업체인 롯데그룹 제품에 대한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은 지난 13일 롯데그룹에 공문을 보내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그리고 롯데그룹 계열사가 생산하는 식음료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통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밖에도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GS수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모두 9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불매운동도 함께 전개한다고 덧붙였다.
스크린골프, 마사지, 숙박업, 휴게음식업, 유흥음식업, 단란주점업, 노래방업, PC방업, 공인중개사업, 프로사진업, 자동차정비업 등 80여 단체 회원 200만명이 불매운동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롯데를 비롯한 대형유통업체들이 상생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상생을 촉구하는 3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체인스토어협회가 “자영업자들의 요구는 소비자 서비스 축소로 이어진다”며 요구사항을 거부해 갈등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으로 자영업자 매출이 초기 7%에서 현재 12%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대형마트와 SSM이 자신의 이익 감소 때문에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통해 의무휴업을 무력화시키려는 이기적인 작태를 취하고 있다고 자영업자들은 비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자영업자들의 불매운동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60만개에 달하는 룸살롱, 단란주점, 노래방, 음식점이 롯데의 주력 위스키인 ‘스카치블루’와 ‘처음처럼’ ‘아사히맥주’ 등을 팔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소매점 매출보다 유흥업소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품목이어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들의 요구 사항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협의해 오던 내용”이라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는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판매수수료 등과 관련해 롯데마트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날 오전 10시쯤 16명의 현장 조사 인력을 롯데마트 잠실점에 투입, 납품업체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사무실을 돌며 매입·매출 자료 등 각종 서류를 대거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올해 5월과 지난 2일에도 홈플러스와 이마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