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구도 요동… 軍강경파 이영호 해임

입력 2012-07-16 22:09

북한 군부의 최고 실세인 이영호(70)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됐다. 정부는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정세가 가장 불안정해졌다는 판단 아래 관계기관 합동으로 북측 동향을 파악 중이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5일 정치국 회의를 열어 이영호 정치국 상무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키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이영호를 신병관계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정치국 위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 “회의에서는 조직 문제가 취급됐다”고 밝혀 군부의 서열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국방위·노동당 등 핵심 조직에까지 변화가 있음을 암시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군 최고 실세를 모든 직무에서 해임시킨 것, 그리고 그 결정을 다음날 바로 공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북한 내부가 매우 불안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호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후계자 시절인 2010년 9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르는 등 북한 군부의 실세로 꼽혀 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에서 김 1위원장,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영구차를 직접 호위한 ‘실세 8인방’에 포함됐다.

이번 사태가 군부 중심의 김정일 시대에서 당과 내각을 중요시하는 김정은 체제로의 변화 시발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에 대한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군 특이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