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입력 2012-07-16 20:32


요한복음 3장 14∼21절

요한복음 3장 16절은 성경 요절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사랑받는 말씀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빛나게 만드는 구절이 14절입니다. 16절이 말하듯 하나님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드러낸 것은 14절에서 “들려져야 하리니”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릴 것을 가리킨 말씀이고 이 사실을 예표한 것이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이라고 말한 민수기의 사건입니다.

민수기 21장 4절 이하에 보면 백성들이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다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불뱀을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불뱀에 물려 죽어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신음하고 있었을 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명령하셨습니다. “불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라 물린 자마다 그것을 보면 살리라”

백성들이 불평한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광야 생활의 고달픔 때문이었습니다. 마실 물과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없는 곳이 광야입니다. 일년 365일 모래 먼지가 날리는 황량한 벌판만 끝없이 펼쳐져 있는 곳, 그런 곳이 광야인 것입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불평했습니다.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려는가. 이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더구나 에돔이 대적함으로 우회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여정 우회하려니 그 괴로움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들을 사랑하시고 행복하게 하려시던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열 가지 재앙도 내리셨고, 홍해도 가르셨던 것이 아닙니까. 지금 하신 일도 기적 같지 않습니까. 장정만 60만이 되는 인구에게 위협을 느끼게 만들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불뱀이 있어야 합니까.

저는 닉부이치치의 허그라는 책을 읽으며 감동을 받았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양쪽 팔이 없었고 다리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른 한 다리도 발육하다 말았다고 할 만큼 작았습니다. 발가락은 둘이었지만 붙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한때 닉부이치치는 자신의 상황에 절망해 자살할 생각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숨 막히도록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난 정말 축복 받은 사람이다. 지금 나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인생을 즐기고 있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한다.” 닉부이치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없던 두 팔과 손이 생겼습니까. 다리 하나가 생겨나는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몸은 이전과 다름없이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인생을 즐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의 간증과 고백 앞에 사람들이 눈물을 쏟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하면 대수롭지 않지만 닉부이치치가 하면 다 감동입니다. 문제가 오히려 닉부이치치의 삶을 비범하게 만들고 기적처럼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인생, 숨 막힐 정도의 행복은 문제가 제거될 때가 아니라 문제와 함께 문제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들려지게 하셨을 때 하나님이 의도하신 일이 이것이 아니었을까요. 성도 여러분. 아직도 하나님께 내 삶 속에서 쉬이 사라지지 않는 문제들을 제거해 달라고 조르고 있지 않습니까.

안규진 목사(인천복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