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간 클린턴 ‘권력 이양보다 합의’ 강조
입력 2012-07-15 19:24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이집트 민주정부에 대한 지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군부는 국가방위 역할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정으로 ‘즉각적인’ 권력 이양을 요구해 온 과거 미국 관리들에 비해 조심스러운 톤이 역력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신임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집트 국민과 그들의 민주화 노력을 지지한다는 것을 재확인하기 위해 카이로에 왔다”며 “우리는 좋은 동반자가 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집트 국민의 용기와 희생으로 성취한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위대한 잠재성이 실현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2주 전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무르시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 선출된 뒤 이집트를 방문한 최고위 미국 관리다. 그는 이어 권력을 장악한 군부와 15일 만나기 전 “하지만 의회와 헌법을 둘러싼 이슈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최고군사위원회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과 만나 군부가 순수하게 국가 방어라는 본연의 역할로 복귀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0여년간 이집트 권력의 핵심이었던 군부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무르시 대통령이 선출됐지만 그의 권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NYT는 클린턴 장관의 기자회견 중 주목할 대목으로 이집트 전 정파를 아우르는 ‘합의’를 강조한 점을 꼽았다. 이는 군부와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무르시 대통령 측의 갈등 속에 민주정부에 대한 원칙적인 지지를 천명하면서도 향후 권력 행방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데 대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군부든 무슬림형제단이든 미국의 간섭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클린턴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NYT는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