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올림픽 마케팅’ IOC와 숨바꼭질
입력 2012-07-15 19:18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기업체들이 올림픽 마케팅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 IOC가 규정을 위반한 올림픽 광고를 내놓은 업체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리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12∼13일 LG 시네마3D 스마트TV 광고 ‘올림픽 시리즈’ 편을 일시 중단했다. 13일 오후 늦게 재개된 광고에는 ‘올림픽’이란 문구가 사라졌다.
대한체육회(KOC) 관계자는 “IOC가 TV부문 공식후원사인 일본 파나소닉의 권리를 LG전자가 침해했다고 지적했다”면서 “‘런던올림픽을 LG 스마트TV로 즐기라’는 문구가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IOC와 KOC는 올림픽 공식 후원사나 KOC 파트너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광고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IOC 헌장 7조와 KOC 마케팅 규정에 따르면 공식 후원사 외엔 ‘올림픽’, ‘런던 올림픽’이란 단어를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연계할 수 없다. 올림픽 오륜 마크, 대회 마스코트 등 런던 올림픽을 상징하는 문구나 이미지도 사용할 수 없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개막 9일 전(7월 18일)부터 폐막 3일 후(8월 15일)까지 광고 노출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경기에 상관없이 귀국 조치(선수단 자격 철회)되거나 향후 국가대표 선발에 불이익을 당한다. 다국적업체들을 제외하면 현재 국내 IOC 공식 후원사로는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IOC 규정이 까다롭다 보니 기업체들은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이라는 우회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매복 마케팅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를 공식 스폰서처럼 느끼도록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출전 선수를 활용한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CJ제일제당은 박태환(수영)을 햇반 모델로 기용했고 LG전자 에어컨과 롯데삼강 아이스크림은 손연재(리듬체조)를 모델로 내세웠다. 농심 신라면은 일찌감치 이용대(배드민턴)를 내세워 홍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개막 9일 전까지 이 같은 광고를 최대한 내보낼 방침이다. 광고 대신 개별 선수 협찬이나 응원 이벤트 등으로 간접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경우도 많다.
KOC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규정 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15일 현재 ‘올림픽’, ‘2012 런던’과 같은 문구, 오륜 마크 사용 등으로 KOC가 시정을 요구한 건수만 50회 이상”이라고 말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