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강기갑 체제] 이석기·김재연 제명 첫 시험대
입력 2012-07-15 19:12
통합진보당 선거에서 강기갑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권파가 승리하면서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당 제명(출당)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두 의원 제명 문제는 신·구당권파가 충돌한 핵심 사안이었다. 때문에 신당권파는 승리의 여세를 몰아 신속하게 조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의원 제명은 의원단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는데 강동원 노회찬 심상정 박원석 서기호 의원 등 5명은 신당권파, 김선동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 의원 등 4명은 구당권파로 분류된다. 여기에 중립 성향의 김제남 정진후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두 의원의 제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구당권파는 “새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제명카드를 꺼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김미희 의원은 15일 “대표 선출을 앞두고 (제명 문제로) 정치 공세를 한 것이고 선거에도 이기지 않았느냐. 절반에 가까운 당원들은 제명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구당권파인 유선희 최고위원도 국회에서 열린 신임지도부 당선인사에서 “무더기 제명 사태 앞에 놓인 동지들이 있다. 단결과 통합을 위해 제명 사태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신당권파는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제명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나 구당권파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의결은 뒤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당권파는 당권을 잃었지만 밑바닥 조직은 건재하다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5명이 선출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2명을 당선시켰고, 중앙위원 및 시·도당위원장 선거 결과에서도 절반 가까이 당선시켰다는 분석이다. 통합진보당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앙위원 및 시·도당위원장들의 권한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구당권파는 ‘분당’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지도부 재탈환에 목표를 두고 신당권파와 치열한 권력투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