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주먹질…가혹한 체벌, 반발심만 키운다
입력 2012-07-13 22:08
학생들은 교사들에게 뺨을 맞거나 주먹으로 구타당하는 등 여전히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체벌에 노출돼 있지만 체벌은 학생들의 행동을 개선시키기보다 반발심만 불러일으킨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박철현 교수는 지난해 9~10월 부산 지역 6개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 481명을 대상으로 체벌 실태 및 체벌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체벌당한 학생들은 행동을 고치기보다 반발심만 커져 체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박 교수의 연구결과는 형사정책연구원의 형사정책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조사 결과 체벌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454명(94.6%)에 달했다. 체벌 경험 학생 중 지난 1년간 가장 인상 깊었던 체벌 유형으로는 ‘기합’(122명), ‘엉덩이를 맞는 것’(88명) 등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뺨을 맞은 경우’라는 응답도 77명(17.0%)이나 됐고, ‘주먹으로 맞은 경우’라고 대답한 학생도 28명(6.2%)이었다.
뺨을 맞았다고 답한 학생 75명 중 53명(70.8%)은 “잘못된 행동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답했다. 주먹으로 맞은 28명 중 15명(53.7%)은 체벌 후 문제행동을 개선하지 않았다고 했고, 6명(21.4%)은 “모욕적으로 느껴져 오히려 반발심이 커졌고, 문제행동을 더 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또 체벌 시 ‘교사가 억울하게 오명을 씌운다’고 느낀 학생들은 4명 중 3명 꼴로 문제행동을 고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학생 체벌은 행동 개선보다는 오히려 반발심을 키우기도 한다”며 “체벌이 과도하거나 정당하지 않다고 느낄 때 학생들은 더 많은 문제행동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