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악화일로] 세계경제 비관 확산… “경제 잘 돌아간다” 27%뿐

입력 2012-07-13 19:03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신뢰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앞으로의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금융과 채무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가 전 세계 2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자유시장경제 지지율은 67%로 떨어졌다. 2009년 조사 때는 76%였다. 조사 대상 21개국 가운데 2009년보다 자본주의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나라에는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영국 레바논 파키스탄 일본이 포함됐다.

자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하는 비율도 평균 27%(이하 중간치 기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국은 83%, 독일은 73%, 브라질은 65%, 터키는 57%로 비교적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은 31% 정도가 “우리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평가했다. 이 결과는 2011년 조사 때보다 13% 올라간 것이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더 심각하다. 불과 16%만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고 응답했다. 그리스는 2%,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6%만이 긍정 평가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향후 12개월 안에 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브라질은 84%, 중국은 83%, 튀니지는 75%가 각각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젊은 세대가 부모들보다 일자리를 얻고 재산을 형성하는 일이 더 쉬울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적으로 낮았다. 중국과 브라질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선 35%였고 아랍권은 15%였다. 미국은 14%, 유럽연합(EU)은 9%로 극히 비관적이었다.

보고서는 “경제에 대한 신뢰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암울하다”면서 “지난 4년여의 경제 불안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경제적으로 만족하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퓨리서치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해당국 정부가 제시한 표본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