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악화일로] 심상찮은 ‘글로벌 3각 파고’… 한국 실물경제 덮칠 듯
입력 2012-07-13 19:02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배경
한국 경제가 침체 위기에 처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제시하면서 실제 성장률은 이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대외 불확실성 확산→수출부진→생산감소→고용불안→소비감소→내수부진’으로 이어지는 ‘경기 후퇴(Recession)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 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2 수준인 107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특히 재정위기 발원지인 유럽에 대한 수출이 16.0%나 급감했다. 수출의존도가 24.2%에 달하는 중국으로의 수출도 1.2% 줄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중국은 한 달 사이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유럽 재정위험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유럽은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미국 역시 연방준비위원회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2.9%에서 1.9∼2.4%로 낮추는 등 다시 경기가 악화돼 대미 수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풍에 취약한 우리 경제의 전망이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은은 경제성장률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상황 변화에 따라 3.0% 성장보다 위로 올라갈 수도,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현재는 하방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은 더 암울하다. 권영선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0% 성장도 매우 낙관적인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한은이 결국 올해 성장률을 2.5%로 낮출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동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0% 성장이라도 달성하려면 정부·민간 부문에서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에 한두 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낮게 나온다면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 포인트 더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가능성이 높아 이번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대내외 경기둔화 압력을 방어하기 어렵다”면서 “연말까지 한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