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겠다는 다짐부터… 단주모임 도움 받으세요
입력 2012-07-13 18:16
어디서, 어떻게 치유 받나
“포도주는 거만하게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이에 미혹되는 자마다 지혜가 없느니라”(잠 20:1) “… 묵은 포도주와 새 포도주가 마음을 빼앗느니라”(호세아 4:11)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Ⅳ-TR)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알코올 중독’이라고 부르는 증상의 정식 명칭은 ‘알코올 남용’이다. 남용이 반복·심화되면 ‘의존’이 되며 이보다 심한 단계를 통상 ‘중독’이라 한다. 알코올 중독은 정신병적 증상 외에 뇌와 간, 심장, 십이지장, 위 등 각종 신체기관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치료가 시급한 질병이다.
13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알코올 중독’을 검색하자 첫 화면에만 10개의 치료센터가 검색됐다. 네이버 한 사이트에만 30개 가까운 병원이 등록돼 있었다. 치료기관이 많은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 알코올 중독 예방을 연구해 온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는 대표적인 알코올 중독 치료기관으로 A.A(Alcoholic Anonymous·‘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한국모임을 소개했다. A.A한국모임은 상담치료사나 정신과의사 등 정신의학 전문가의 도움이 아닌 중독자 스스로 다른 중독자와 중독 및 단주(금주) 경험 등을 나누며 스스로 중독을 치유케 하고자 1970년대 시작된 모임이다.
A.A모임은 알코올 중독을 치료가 아닌 ‘회복’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주일부터 토요일까지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국 126곳에서 매주 189회 모임을 갖는다. 서울에만 53개의 모임이 있으며 A.A모임 홈페이지(www.aakorea.co.kr)를 방문하면 가장 가까운 A.A모임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적게는 5∼6명, 많게는 100여명의 인원이 모임에 참석하며 한 시간 정도 진행된다. 형태는 중독 당사자만 참석할 수 있는 비공개 모임과 당사자 외 가족이나 일반인도 참관할 수 있는 공개 모임으로 나눠져 있다.
A.A의 한 회원은 “중독 당시의 생활이나 단주(금주)의 계기, 단주 후 현재 생활 등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가 서로를 알코올 중독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술을 끊겠다는 열망만 있으면 누구나 A.A 회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학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상담센터와 전문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서울 강북·구로·도봉·마포·서초구에 5개의 상담센터를 비롯해 경기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 모두 45곳의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센터에서는 상담뿐 아니라 재활 프로그램, 중독자 가족모임 지원, 응급지원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상담소 현황은 복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 지정 상담센터 외에도 기독교 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도 있다. 한국기독교금주운동본부는 전화상담(1899-0675)과 온라인 상담(www.rko.co.kr)을 병행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의 임마누엘금주학교(041-562-7004)는 예배와 기도, 집단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독자의 단주를 돕고 있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중독자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6개의 전문병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들 병원은 입원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치료기관으로 입원 기간 중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등 복합치료를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의왕시와 부천시, 충북 청주시와 청원시, 경남 김해시와 광주광역시에 1곳씩 모두 6개 병원을 알코올 중독치료 전문병원으로 지정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