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오라이!” 안내 도우미와 함께… 추억 싣고 달리는 하동 행복버스
입력 2012-07-12 22:23
“빨리 오이소, 버스 출발합니더. 이번 정차장은 쌍계사. 내리실 분 말씀해주이소. 안 계시면 오라이!”
12일 오전 9시 경남 하동군 버스터미널에서 쌍계사와 청학동으로 가는 마을버스 안에서 안내 도우미의 명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행복버스’로 이름 붙여진 이 버스에는 깔끔한 복장의 이른바 ‘안내양’ 박선희(45)씨와 주민·관광객 등 35명이 탑승했다.
하동군이 지역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추억의 행복버스 안내 도우미제’ 시행에 들어갔다. 안내도우미 탑승 마을버스는 3대로 하동지역 대표 관광지인 최참판댁과 쌍계사∼청학동∼삼성궁 등을 오가는 4개 노선이다. 조유행 하동군수는 “행복버스 안내 도우미는 과거 버스의 향수를 느끼게 해 하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최참판댁을 찾은 김영희(57·부산시)씨는 “이 곳에서 뜻밖에 안내양을 보니 옛날생각도 나고 너무 좋다”며 “전문화된 안내양이 하동군 특성과 역사까지 골고루 설명해주니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군이 선발한 안내도우미 3명은 관광 가이드 경험이 있고 성격이 명랑한 지역주민들이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왕복 3차례 운행하는 버스에 탑승해 어르신과 장애인의 승하차를 돕는다. 아울러 외국인 관광객에게 간단한 통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수는 한달 120만∼130만원. 안내 도우미 윤수현(49)씨는 “우리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을 친절한 마음으로 안내해 하동군 이미지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버스 안내양 제도는 1985년 시내버스 경영자율화 조치 이후 운수업계의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경영개선 차원에서 사라졌다.
하동=글·사진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