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오차범위 추월… 安등판 빨라지나
입력 2012-07-12 23:38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지지율도 상승하는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에 미묘한 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안 원장의 정치권 등판이 빨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11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의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에서 문 고문은 지지율 18.3%를 얻어 안 원장(16.1%)을 추월했다. 문 고문은 지난 9일 리얼미터가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17.6%로 총선 이후 처음 안 원장(16.8%)을 앞섰다. 10일 16.8%로 다시 안 원장(17.8%)에게 뒤졌다가 하루 만에 재차 안 원장을 누른 것이다. 야권의 두 유력 주자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하루가 다르게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율은 38.8%로 40%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이 정치참여 문제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서 관련 뉴스 양이 줄어들고 유권자의 관심도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문 고문 지지율은 지난달 17일 출마선언 이후 특전사 방문 등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하고 있는 데다 불출마 선언을 한 정동영 상임고문의 지지층 일부가 문 고문에게로 옮겨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김 전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 6일만 해도 2.7%로 손학규 상임고문(3.9%)에 뒤졌다. 그러나 9일 4.7%, 10일 5.5%, 11일 5.5%로 완만하게 상승하며 손 고문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손 고문의 지지율은 3.3%, 2.6%, 3.5%였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는 출마선언 이후 부산·경남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온 반면 손 고문은 출마선언 이후에도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저녁이 있는 삶’이란 구호는 호평을 받았지만 유권자에게 어필할 만한 정책이 아직 없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꿈틀대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문 고문은 민주당 대학생 정책자문단 초청 강연회에서 “(5·16)쿠데타를 일으켜 총칼로 권력을 탈취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이 되려 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망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초선 의원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데뷔해 “경제민주화는 재벌 개혁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출자총액제한제 도입,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을 강조했다.
손 고문은 서강대에서 열린 토크배틀에 참석해 “박 전 위원장이 ‘왜 내가 불통이냐’고 했다던데 무언(無言)의 정치가 바로 불통의 증거”라며 “이보다 더한 독재는 없다”고 비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