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 지고 ‘간장녀’ 뜬다… 깊어가는 불황에 과소비 대신 알뜰 소비 늘어
입력 2012-07-12 19:26
불황이 길어지면서 겉치레에 돋을 쏟아 붓는 속칭 ‘된장녀’는 가고 합리적이고 알뜰한 소비를 하는 ‘간장녀’가 뜨고 있다.
간장녀는 자기과시를 위해 과소비를 하는 된장녀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무조건 아끼는 ‘짠순이’와도 다르다. 꼭 필요한 것은 손품, 발품을 팔아 싸게 구입하고 유행에 뒤처지지도 않는 ‘알뜰 멋쟁이’다.
자칭 간장녀인 조은정(23·직장인)씨는 “제품을 구입할 때는 온·오프라인 숍을 여러 곳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고, 할인혜택과 쿠폰·포인트를 꼼꼼히 살펴본 뒤 산다”면서 커피 같은 음료는 유명 체인점에서 마일리지를 이용해 공짜로 마신다고 자랑했다.
이런 알뜰 소비를 모토로 삼는 간장녀의 등장에 업계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뷰티업계는 품질은 물론 g당 가격까지 꼼꼼히 따지는 간장녀들을 대용량 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메리의 알파인 베리 워터리 크림을 기존 50㎖에서 100㎖로 용량은 배로 늘렸으나 가격은 3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57%만 올렸다.
한자리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한 멀티스토어를 많이 찾는 간장녀들을 겨냥해 대형멀티숍들은 멤버십 혜택을 다양화하고 적립률을 높이고 있다. 신발쇼핑센터 ABC마트는 구매 금액의 3∼5% 적립은 기본에 3번째 구매는 3000, 6번째는 6000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고, 친구끼리 포인트를 합쳐 쓸 수 있는 ‘매직 스와핑’ 서비스까지 새롭게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장녀의 등장은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이런 고객들의 소비심리에 맞춰 통큰 할인과 다양한 멤버십 혜택이 계속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