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아바나 끊어진 바닷길 50년만에 다시 열려

입력 2012-07-12 19:01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마이애미와 쿠바 아바나를 잇는 뱃길이 열렸다고 AF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바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적 물품을 실은 ‘아나 세실리아’ 호는 이날 마이애미 항을 떠나 쿠바로 향했다.

선박 운항을 맡은 인터내셔널포트사의 레오나르도 산체스 아데가 대변인은 “배 안에 (상업적으로) 팔 수 있는 물건은 없다”고 말했다. 배에는 침대 매트리스 등 생필품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은 매주 수요일 물품을 싣고 마이애미에서 아바나로 운항하게 된다. 쿠바에서는 국영 택배회사가 물품 운송을 담당하게 된다.

선박 운항엔 17시간이 걸려 제3국을 경유하거나 항공편을 이용한 물품 운송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미국과 쿠바는 1959년 카스트로가 공산주의 혁명에 성공하면서 사이가 나빠졌다. 이후 쿠바가 미국 석유기업의 정제소를 압수, 국유화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결국 62년 케네디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수입과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마이애미와 아바나 간 선박 왕래도 이때 끊겼다.

2000년대 들어서는 클린턴·오바마 행정부가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의약품과 농산품 등 인도주의 목적의 물품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제재가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무역은 여전히 규제 대상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미국에 대쿠바 제재 조치를 풀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한 바 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