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시편] ‘예수만이 구원’ 편협한 생각인가

입력 2012-07-12 17:57


“꼭 예수만 믿어야 구원받습니까. 그것은 너무 편협하고 오만하지 않나요.” 주위에서 한 번 쯤 들어 봄직한 말이다. 과연 예수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것이 편협하고 오만한 생각일까.

이 시대를 지배하는 여러 사상 중 하나는 관용의 정신이다. 관용의 사전적 의미는 ‘너그럽게 용서하거나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관용의 의미가 오늘날에는 ‘모든 진리는 다 똑 같다. 모든 것이 다 나름대로 진리다. 우리는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이 시대 최고의 미덕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죄에 대한 관용이고 유일한 악덕은 편협함이라고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기독교인들의 ‘예수만이 진리’라는 주장이 독선적이고 편협한 것이라는 비난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진리의 유일성을 주장하는 기독교는 배타적이고 비관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예수만이 유일한 구세주라고 주장하는 것이 편협하고 오만한 생각이라고 치부될 수 있는가. 사실 그간 일부 기독교인 중에는 ‘예수의 유일성’을 잘못 이해하여 극단적인 혐오 행위를 간간히 자행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 시대의 관용의 정신은 과연 논리적이고 합당한 것일까. 오늘날 관용의 정신은 비논리적이고 자기모순에 빠져있다. 예컨대 김씨가 “나는 예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하자. 여기에 대해 박씨는 “당신의 생각은 비관용적이고 배타적인 생각이오. 다른 종교의 주장도 포용해야 진짜 종교지요.”라고 반박했다. 여기서 김씨는 분명히 배타적이다. 그렇다면 박씨의 주장은 어떠한가. 그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있는가. 아니다. 박씨 또한 김씨에 대해 배타적이다. 박씨의 논리에 의하면, 누구든지 자신의 것이 진리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자동적으로 편협한 생각이 되는 것이다.

사실 모든 종교는 각자 배타적인 교리를 가지고 있다. 회교, 불교, 힌두교, 기독교 등 각 종교는 자신의 교리가 진리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이 모든 종교들이 다 편협하고 오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철학자 J.P. 모어랜드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관용의 의미는 모든 것을 다 수용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비록 내 생각에 상대의 견해가 매우 잘못되었고 내가 그것에 열렬히 반대할지라도 나는 상대의 견해를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즉 상대의 견해를 말할 권리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이런 진정한 관용의 정신에 의하면 예수만이 진리라고 주장한다는 것만으로 오만하다 할 수 없다.

문제는 기독교의 진리 주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수만이 진리입니다!” 마음껏 외쳐보라. 그리고 그 이유를 이성적 논리와 참된 삶을 통해 말하라(벧전 3:15). 그러면 그것은 편협한 것이 아니다.

(서울 큰나무교회 담임. 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