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베이비부머 55% “은퇴 준비 시작도 못해”

입력 2012-07-11 19:07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이상이 은퇴 이후 준비를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60% 이상은 은퇴 이후 생활을 불안해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1968년생부터 1974년생까지다. 단기간에 가장 많은 출생인구(596만명, 전체인구의 12.4%)가 몰려 인구분포상 실질적 중심축이다.

1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차 베이비붐 세대 은퇴 대응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붐 세대 중 55.4%가 은퇴 후 준비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은퇴 후를 준비하더라도 90% 이상이 35세 이후에 시작했다. 34세 전부터 시작한 이들은 6.4%에 불과했다. 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2차 베이비붐 세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2차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62.5%는 은퇴 후 생활에 불안감을 보였다. 불안 원인으로는 75.3%가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 증가’를 꼽았다. ‘노후 소비 불균형’(70.1%)과 ‘의료 및 간병비 증가’(69.9%)가 뒤를 이었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부부가 사용할 최저생활비로 월평균 219만원, 여유생활비로는 325만원을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현재 보유 자산은 은퇴 후 필요로 하는 최소 생활비의 67.8%, 여유생활비의 50.6%에 불과했다.

이들은 ‘빠듯한 소득’과 ‘자녀 교육비용’ 때문에 은퇴 후 자금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 교육비 지출이 많았다. 양육비를 포함하면 소득의 20.8%를 자녀 교육비로 지출했다. 더욱이 ‘자녀교육을 위해 은퇴 자금을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55.3%)을 차지해 자녀 교육에 대한 책임감이 은퇴 후 준비를 발목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차 베이비붐 세대가 가진 총 자산은 평균 3억7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자산과 금융 자산의 비중이 8대 2로 부동산 편중현상이 심했다. 부동산 자산 가운데 95%가 거주용 주택이었다. 금융 자산은 평균 48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6.4%가 예금·적금·보험 등 안전 자산에 몰려 있었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차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시점까지 아직 준비할 시간이 있지만 계획적인 자산관리가 중요하다”며 “은퇴 후 준비현황 진단과 함께 자산축적 및 운용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