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직원 징계기록 삭제 추진

입력 2012-07-11 09:13

삼성그룹이 오는 12월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의 징계기록 등 ‘전과’를 없애주는 사기진작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자는 1000여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업무상 과실 등으로 징계 받은 적이 있는 임직원들의 인사상 불이익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업 활동을 하다보면 실수로 잘못을 하거나 시스템상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던 직원들도 있다”며 “작은 과실에 의한 멍에 같은 징계기록을 삭제해줌으로써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징계기록 삭제 대상은 경미한 사규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았거나 업무상 과실로 징계를 받은 경우다. 큰 부정이나 비리 등 중대한 고의 과실에 연루된 임직원은 제외된다.

삼성의 이 같은 조치가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1993년에 제2창업 5주년을 맞아 처음 임직원들의 징계기록을 삭제했고, 96년에는 그룹 창립 58주년을 맞아 29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에 대해 사면 조치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8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징계기록을 삭제한 바 있다.

이번 징계기록 삭제는 오는 11월 25일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을 앞두고 최근 이 회장이 강조해온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화합 차원에서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사면 방침과 사면 대상자가 확정되면 즉시 징계자의 인사카드 등 인사 관련 자료에서 징계기록을 일제히 말소할 계획이다. 이 조치는 올해 말 인사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일정기간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직원들과 급여감액 처분을 받은 감급 직원도 수위와 원인 등을 따져 원상회복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징계기록 삭제는 이전에도 진행했던 사기진작 프로그램이라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 인원과 조건 등 세부사항을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