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 16개월만에 최악
입력 2012-07-11 18:48
유통업체들이 극심한 매출 부진에 ‘마진 줄이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6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4%,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함께 감소한 것은 4월 이후 두 번째고, 대형마트 감소율은 지난해 2월(-10.9%) 이후 최악이다. 대형마트는 4∼6월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2009년 6∼9월 이후 처음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대형마트 영업규제까지 맞물려서 하반기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예년보다 긴 세일과 각종 마케팅으로 부진을 만회하려던 업체들은 마진을 줄여서라도 판매를 늘리겠다는 ‘고육지책’을 들고나왔다.
홈플러스는 12일부터 내년 2월까지 2000여개 주요 생필품에 대해 ‘대한민국 최저가 도전’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6개월간 준비한 이 행사에 총 400억원을 투자한다. 홈플러스 측은 “통상 대형마트 영업이익률이 5%임을 고려하면 지난해 1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10%를 투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을 포기해서라도 매출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무, 배추, 양파, 고등어 등 100여개 채소와 수산물은 매주 가격을 조사해 전국 소매시장 최저가보다 싸거나 같게 팔고 전단 할인행사는 1주에서 4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18일까지 부추, 얼갈이, 버섯 등 6개 채소를 비롯해 50여개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영업제한 때문에 쉬는 날이 생겨 채소 등 신선식품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할인 행사를 통해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상품’ 행사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하루 500마리 한정으로 삼계탕용 영계 한 마리를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9일에는 3분, 10일과 11일에는 30초 만에 행사물량이 다 팔렸다.
11번가 관계자는 “행사 덕분에 고객이 늘어 지난주보다 닭 매출이 17배 뛰었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G마켓도 12∼17일 오전 10시에 하루 5000마리(주말 2500마리) 한정으로 배송비 2500원만 받고 삼계탕용 영계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를 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