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지쳤다면 쭉∼ 남쪽으로 오세요… ‘물의 고장’ 전남 장흥
입력 2012-07-11 18:10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남쪽에 위치해 정남진으로 불리는 전남 장흥은 ‘물의 고장’이다. 장흥댐 탐진강 득량만 등 호수와 강,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장흥은 무더위를 날려 보낼 물을 주제로 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해 한여름 피서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영암 금정면에서 발원해 남동쪽으로 굽이치는 55㎞ 길이의 탐진강은 장흥 시내를 관통한 후 강진을 거쳐 남해로 흘러든다. 탐진강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장흥댐은 전남 서남부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젖줄. 크고 작은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거대한 물방울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댐 하류의 심천공원은 여름철 나들이 장소이자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1급수로 되살아난 탐진강은 장흥 시내를 흐르는 동안 동심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거대한 분수가 물을 뿜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장흥토요시장 앞 둔치는 올해로 5회를 맞는 ‘정남진 물축제’의 무대. 철 이른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활짝 핀 둔치의 분수터널과 탐진강을 가로지르는 추억의 징검다리 옆 강심은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과 숲 그리고 휴’를 주제로 이달 27일부터 8월 2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에서 열리는 ‘정남진 물축제’의 킬러 콘텐츠는 편백나무탕, 녹차탕, 꽃양귀비탕, 장미탕, 헛개나무탕, 표고버섯탕, 미네랄워터탕 등 7개로 이루어진 색색의 천연무지개풀장. 물총과 물풍선을 이용한 물난장 ‘지상최대 물싸움’, 튜브를 타고 스피드를 즐긴 후 탐진강으로 바로 들어가는 물썰매, 재미있는 이벤트가 가미된 맨손물고기잡기도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다.
주 행사장인 탐진강에서는 우든보트, 리버카약, 편백나무뗏목, 희망의 줄배, 수상자전거, 오리보트, 바나나보트 등을 타고 강 물살을 가르며 더위를 식히고 망중한도 즐길 수 있다. 축제장에는 감미로운 멜로디를 들려주는 남미라틴콘서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세미누드촬영대회, 기상대체험관, 짚공예장, 도자기체험, 대나무낚시, 돼지목에 리본달기, 그네 타고 물통건너기, 리어카 타고 물 길러오기, 당나귀 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
물이 풍부해 물통골로 불리는 계곡에 위치한 유치자연휴양림에서의 계곡피서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 거대한 기암괴석이 이색적인 풍경을 그리는 옹녀봉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이끼로 뒤덮인 옹녀폭포와 오색영롱한 무지개폭포를 비단처럼 감싼다. 폭포 아래에 위치한 소(沼)와 계곡을 막아 만든 물놀이장은 탁족을 즐기기에 좋은 곳.
장흥의 바다는 작가 이청준 한승원 등 한국문학의 거장을 배출한 고향이자 걸출한 작품들의 배경으로 탐진강 못지않은 피서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로 유명한 남포마을은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곳으로 마을 앞 바다에는 소등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가 그림처럼 떠 있다.
소나무 몇 그루가 뿌리를 내린 소등섬은 현대판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득량만 저편으로 물러났던 바닷물이 서서히 갯벌을 점령하면 마지막으로 남포마을과 소등섬을 연결한 노두(路頭)만 남는다. 이어 바닷물이 노두마저 삼켜버리는 순간 발목까지 물이 찰랑찰랑한 노두를 걸어 소등섬을 오가는 사람들이 마치 바다를 걸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장흥은 바다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쾌속선으로 제주도 성산포까지 1시간4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한 노력항 인근의 회진면 대리 앞바다에 들어선 정남진해양낚시공원은 바다에 뜨는 부잔교와 바다콘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시설. 소록도 등 다도해의 절경을 향해 낚싯줄을 던지면 철따라 감성돔, 학꽁치, 숭어, 도다리 등이 줄줄이 올라온다.
체력소모가 많은 물놀이 후에는 장흥의 별미를 맛볼 차례. 사람보다 소가 많은 장흥의 으뜸 별미는 장흥한우로, 맛이 좋고 가격도 시중에 비해 30% 정도 저렴하다. 장흥토요시장 안에는 상차림비만 내고 한우를 구워먹는 음식점이 몇 곳 있다. 한우고기에 키조개와 표고버섯을 곁들인 ‘장흥삼합’도 장흥을 대표하는 음식. 이밖에 갯장어 샤브샤브, 된장물회 등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정남진물축제위원회 061-860-0380, www.jhwater.kr).
장흥=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