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외부 공식일정도 취소할 만큼… ‘형님 구속’ 충격 컸나
입력 2012-07-11 19:40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아무런 일정도 없이 하루 종일 청와대 집무실에 머물렀다.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인구의 날’ 기념식 참석도 취소했다. 청와대 측은 “특별히 대통령이 전할 메시지가 없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날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구속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지난달 말부터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표정이 어두워졌다고 한다.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자 자신의 ‘정치적 멘토’였던 둘째형이 비리에 연루된 상황을 매우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 대통령의 사과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아직은 “굳이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많지만 일각에선 “그냥 넘어갈 순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과를) 검토는 하는데 지금 시점은 아니다”며 “최소한 검찰이 사건 결말을 내려야 대통령도 할 말이 생기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역대 정권의 친인척 비리는 모두 대통령 권력을 이용한 범죄였지만 이번에는 현 정부 출범 이전에 이뤄진 일이다. 정권 차원에서 사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과 여부와 한다면 어느 시점에 어떤 형식으로 할지 등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당분간 침묵하며 시간을 갖고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뭔가 위로의 말씀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