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앞마당’ 공략 끝없는 행보… 인도·베트남·몽골·라오스 등 잇단 경제 지원 통해 중국 견제

입력 2012-07-11 22:16


서남아시아의 인도와 파키스탄, 동남아시아의 미얀마 베트남 몽골 라오스.

모두 중국의 인접 국가이자 과거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국가들이다. 미국보다는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했었다. 이런 국가들을 미국이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옥죄기가 본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 중인 아시아 중시정책의 핵심은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강력한 군사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있지만, 지정학적으로 미흡하다.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아시아 국가 순방은 중국을 겨냥, 아시아에서 미국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초점은 오바마 행정부 1기를 마치면서 경제 지원을 통해 이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 중인 클린턴 장관은 지난 9일 몽골을 방문했을 당시 “나의 여행은 오늘날 미국 외교 정책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또 “지난 10년 동안 두 개의 전쟁에 집중했던 미국이 다른 세계에 대한 투자를 확실히 높이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아시아로의 선회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무장관으로서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과거 불량국가로 분류했던 관계를 감안한다면 획기적인 변화다. 이어 올 5월에는 미얀마 외무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투자제한 조치를 해제했고, 클린턴 장관은 미국 기업들에 “미얀마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클린턴 장관은 10일 베트남, 11일 라오스에 이어 11일 오후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캄보디아에 도착했다. 중국의 코앞인 몽골에서는 “정치 개혁이 담보되지 않은 경제적 성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중국을 겨냥해 비판했다. 특히 공산국가인 라오스 방문은 국무장관으로서 57년 만이다. 라오스는 중국이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등 동남아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의 총리를 임기 첫 국빈방문 초청(2009년 11월)하는 등 관계를 격상시켰고, 파키스탄과는 대테러 전쟁을 통해 협력을 강화했다.

미국은 중국을 옥죄기 위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이들 인접 국가들에 대해 군사보다는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번 ARF에서 메콩강 주변 국가들에 대규모 경제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