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당신 마음의 숯불은 타오르고 있습니까?"
입력 2012-07-11 09:23
인생에서 가장 소중 한 것(3), 열정
"실례지만 올해 몇 살이세요?"
"1958년 생입니다."
"그럼 53세네요. 저보다 네 살 연상이십니다."
"어머나 그럼 마흔아홉? 아직 핏덩이네요. 호호호."
2010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쓴 한비야씨와 인터뷰할 때 나눈 대화입니다. 그 여인 한비야, 쉰이 내일모레인 저를 핏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인생은 축구 경기로 치면 후반전에 들어와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답니다. 후반전에서 남은 시간도 엄청 많고, 이후 연장전, 페널티킥 승부까지 남았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열정과 꿈, 환희, 도전, 약동, 가슴뛰는 삶……. 한비야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감정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인생에서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바로 대답이 왔습니다. "뜨겁게 몰두했던 순간이 남을 것 같아요. 한마디로 열정이 있었던, 있는 것을 남김없이 불태웠던 순간입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도 했습니다. 한비야의 대답입니다. "뜨겁게 산 사람, 스스로와 타인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몽땅 쓰고 간 사람으로요."
졸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에 나오는 17명의 멘토들은 한결같이 열정의 사람이었습니다. 조용하게 보여도 내면에서는 무언가 타오르는 것들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열정은 사람들 마음의 숯불에 바람을 넣어 활활 타게 만드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열정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그들과 이야기 하면서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은 자기를 발견하는 사람만이 '열정형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비야는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와 잘 사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쓴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청춘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던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열정이 사라졌나요? 마음의 숯불이 타오르지 않습니까? 자기가 누구인지를 모르겠다고요? 잠시, 시기와 환경을 초월해 열정의 삶을 살고 있는 멘토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이태형(‘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저자, 국민일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