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한정환 교수팀, 암 유발·촉진하는 효소 밝혀냈다

입력 2012-07-10 19:34


그동안 노화 단백질을 회복시키는 효소로만 알려졌던 ‘핌트(PIMT)’가 항암유전자의 기능을 억제시켜 결과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성균관대 약학대학 한정환(51·사진) 교수팀이 메틸화 효소인 핌트가 강력한 암 억제 기능을 지닌 유전자 p53을 감소시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0일 발표했다. 메틸화(methylation)란 특정 단백질의 아미노산 잔기에 메틸기(CH3-)가 결합하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핌트에 의해 메틸화한 p53은 원래 갖고 있던 암 억제 기능이 사라진다는 걸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항암유전자로 알려진 p53의 기능이 약화돼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

실제 여러 암세포에서 핌트가 증가한 뒤 p53의 양이 감소됐다. 연구진은 특히 핌트가 지나치게 발현된 암 환자의 생존율은 다른 환자에 비해 약 20% 낮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p53이 핌트에 의해 메틸화되면 p53의 양이 줄고 기능이 억제돼 암을 유발하게 된다. 연구진은 핌트가 항암유전자 p53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은 인간 암세포에서만 일어난다고 밝혔다.

한정환 교수는 “효소 핌트가 암 억제 기능이 뛰어난 유전자 p53을 직접 억제해 암을 유발하거나 촉진한다는 이번 결과를 활용하면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