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에 박사학위 2개 일본계 미국인 쇼 야노의 ‘공부 비결’… “내가 뭘 원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라”

입력 2012-07-10 19:33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에게 왜 하는가부터 물어봐야지요.”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천재 청년’ 일본계 미국인 쇼 야노(祥矢野·21)씨는 지난달 미국 시카고 의대에서 최연소 의학박사 학위를 받아 다시 한번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18세에 이 대학 분자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 3년 만이었다.

20대에 박사 학위 2개를 거머쥔 세계적 천재가 10일 자전 에세이 ‘꿈이 있는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센추리원)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공부 비법은 이처럼 원론적이었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한국 사회에서는 가장 무시되는 것이기도 했다.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회견장에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나온 그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먼저 ‘나’를 공부하라고 하고 싶다”며 “내가 누군지, 뭘 원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 역시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학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 공부가 더 쉬워졌다”고 했다.

책은 ‘공자 왈’만 하는 건 아니다. 의대에서 무수한 좌절을 겪으며 터득한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한 예로, 뇌의 원리를 적용해 적게 공부하면서 많이 남기는 학습 효율성 3원칙이 그것이다. 정리하는 능력, 기억 용이성, 복구력. 이를 위해 각각 정보를 쪼개 기억할 것과 정보에 상상력을 더함으로써 기억이 오래 가게 만들 것 등을 제시한다.

그는 타고난 천재였다. 2세 때 글을 읽었고, 3세 때 글을 쓸 줄 알았다. 9세 때 시카고 로욜라대학에 입학해 ‘캠퍼스의 리틀 아인슈타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천재 뒤에는 헌신적 어머니가 있었다. 미국에 유학했다가 일본인 남편을 만나 시카고로 이민을 하게 됐다는 어머니 진경혜씨. “돌 지나면서 아이를 안고 책을 읽어줬어요. 어느 날인가, 피곤해 몇 개 단어를 건너뛰어 대충 읽어줬더니 안 읽었다고 지적하는 거 있죠.” 막 두 돌이 안 된 아기가 스스로 읽기를 깨우친 것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너무 뛰어난 실력 때문에 정규 학교에 가는 대신 홈스쿨링을 해야 했다. 홈스쿨링의 힘겨움보다 진씨를 더 괴롭힌 게 있었다. 동양인, 그것도 치맛바람 거세기로 소문난 한국인 엄마의 아이라는 이유로 받은 편견과 차별이었다고 진씨는 토로했다. 진씨는 이제 미국 사회도 자신의 아들이 만들어진 천재가 아니라는 걸 인정한다고 말했다.

야노씨는 현재 시카고대 부속병원에서 소아정신과 수련의 과정을 밟고 있다. 여동생 사유리 야노(16)양도 10세에 대학에 입학해 생물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지금은 미국 피다디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