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KT 클라우드 1호 인증’… 업계 “신뢰 못해”

입력 2012-07-10 21:59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에 발급하는 인증의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방통위와 KT는 언론사에 ‘KT, 클라우드 서비스 국내 1호 인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중 정부가 인정한 첫 번째 기업이라는 내용이었다. 방통위가 줬다는 인증은 사단법인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에서 발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을 신청한 기업은 협회에서 요구한 105개 세부 항목의 문서를 제출한다. 회계 담당자, 보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5명이 이를 평가하면 심의위원회가 평가단의 내용을 검토한 뒤 인증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평가 방법이었다. 105개 항목 중 20%만 실사를 하고 나머지는 업체가 제출한 문서만으로 평가했다.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증 자체도 기술보다는 서비스를 위한 정책 수립, 이용자 고지 등 절차를 평가했다. 기술 검증도 안 된 인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KT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T에 따르면 올 상반기 클라우드의 가용성은 99.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월 0.75시간 미만의 서비스 정지나 연 9시간 미만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방통위가 권고하는 가용성 99.5%를 유지하는 서비스수준계약서(SLA)를 맞추려면 월 장애 시간이 3.6시간 이내여야 한다.

KT 관계자는 “운영 서버 수가 증가해 장애가 많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아마존도 3월에만 24건의 장애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는 양호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최근 KT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 건수는 늘고 있다. 지난 3월엔 한 달 동안 클라우드 서버에서 3건의 장애가 발생했지만 지난달엔 총 7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는 업체도 생겨났다. 한 인터넷 업체는 지난달 28일 자사 홈페이지에 서버 장애로 1시간 동안 접속이 불가능했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방통위 관계자도 “인증을 받은 기업은 가용성 99.5% 이상 등 좀더 강화된 항목을 갖추면 우수 SLA 인증을 받게 된다”며 “최근 서버 장애가 발생한 KT는 우수 SLA 인증 발급을 위해 품질 인증 프로세스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현재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