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불황 넘자… ‘협업 마케팅’ 줄잇는다
입력 2012-07-10 19:21
유통업계에서 최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마케팅’을 자주 시도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은 ‘협업’이라는 의미로 흔히 브랜드 간 공동작업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두 업체가 손잡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도, 소비연령층의 문화를 이용해 공감대를 이끌어내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는 한편 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최근 라면업계 1위인 농심과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두 차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지난 4월 유니클로가 농심의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제작해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등 13개국 1000여개 매장에서 판매했다. 이달 초에는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서 유니클로 신라면 티셔츠를 구입하면 농심 ‘블랙신컵’ 2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매출 상승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신라면 마케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와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남성용 브랜드 라네즈옴므도 휴가철을 맞이해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라네즈옴므의 화장품을 리바이스 데님 파우치와 묶은 스페셜 패키지 상품 ‘라네즈옴므 선 BB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해 한정 판매하는 방식이다.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상품이지만 타깃층이 맞아떨어져 마케팅 효과가 배가된 케이스다.
브랜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옥은재 과장은 “리바이스가 가지고 있는 개성과 트렌드를 중시하는 이미지가 라네즈옴므의 주요 고객인 20∼30대 남성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기획한 콜라보레이션”이라며 “서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제품 자체가 아닌 홍보 수단에 디자인을 적용한 것만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사례도 있다. 스포츠캐주얼브랜드 컨버스는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네이버 웹툰 ‘패션왕’의 작가 ‘기안84’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웹툰 속 캐릭터가 컨버스의 운동화, 백팩 등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제품 카탈로그를 제작한 것이다. 매장 행사 때는 컨버스 운동화에 웹툰 캐릭터를 무료로 프린팅해주는 서비스도 진행했다.
컨버스 마케팅팀 김성희 주임은 “주요 고객층인 10대의 소비심리를 이끌어내기 위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것을 찾던 중 ‘패션왕’과의 접목을 생각해냈다”며 “패션왕 캐릭터에 컨버스 제품을 적용하자 평소에는 아무도 가져가지 않던 매장 내 카탈로그가 동이 날 정도로 청소년들의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