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 돈 주려고 강도짓 ‘빗나간 父情’
입력 2012-07-10 19:12
서울 광진경찰서는 10일 고급 아파트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특수강도 미수)로 박모(4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9일 오전 3시40분쯤 서울 광장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정모(53·여)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훔치려 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전날 밤부터 아파트 옥상에서 대기하다 난간에 로프를 매고 12층 정씨의 집으로 침입했다. 정씨를 밧줄로 묶고 금품을 챙기던 박씨는 정씨가 밖으로 뛰쳐나가자 그대로 도망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2004년 이혼한 박씨는 경기 오산시에서 홀로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인 두 딸을 키워왔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결국 2900여만원의 사채를 끌어다 썼고 사채업자의 독촉에 회사까지 그만둬야 했다. 박씨는 지난 5월 자신의 신장을 2억원에 팔아 빚을 갚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사기당해 검사비만 200만원 날렸다. 사채업자를 피해 서울로 올라온 박씨는 한강에 투신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이들 때문에 포기하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죽은 뒤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돼 고급 아파트를 크게 털어 돈이라도 물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