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해함대 정치위원 강경파 임명

입력 2012-07-11 00:42

중국이 분쟁수역인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해함대 정치위원에 강경파로 꼽히는 왕덩핑(王登平·59·사진) 전 북해함대 정치위원(중장)을 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군대에서 작전은 사령관이 전담하지만 나머지 전체적인 군대 운영 등은 정치위원이 관장한다.

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엄청나게 매장돼 있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에서 중국 지도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최근 싼사(三沙)시를 신설해 시사(西沙)·중사(中沙)·난사(南沙) 군도를 관할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러한 포석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남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광둥성 잔장시에서 발행되는 잔장일보는 광저우(廣州)군구 부정치위원 겸 남해함대 정치위원 왕덩핑 중장이 지난 6일 잔장시 당·정 지도자들과 좌담회를 가진 사실을 보도했다고 반도망(半島網)이 10일 전했다. 그는 2009년 북해함대 정치위원을 맡았으며 2011년 중장으로 진급했다.

왕 중장은 지난 3월 중국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해군 장교로서 눈앞에서 영토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건 조국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같은 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과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위협론에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해함대는 북해함대, 동해함대와 함께 인민해방군 해군에 속한 3대 함대 중 하나로 핵잠수함대, 이지스함대, 항공사단, 해병대 등을 갖추고 있다. 올해 안에 취역할 예정인 첫 항공모함 바랴그호도 남해함대에 편입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해군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부근 동중국해에서 10일부터 대규모 해군 실탄 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훈련은 일본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매입해 국유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져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은 지난 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45차 아세안 외무장관회의에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기초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행동수칙 초안에 합의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