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창단 KBO에 위임… 8개구단, 무기한 유보 철회

입력 2012-07-10 18:52

‘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은 KBO에 위임한다.’

프로 8개 구단 대표들과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1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유보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이에 따라 KBO는 10구단 창단 문제에 대해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임시 이사회는 열악한 인프라, 프로야구 질적 하락 등을 이유로 10구단 논의 자체를 유보했다. 이에 선수협은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으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21일 열릴 예정인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KBO가 올스타전 보이콧에 대해 선수를 징계한다면 후반기 정규시즌 거부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여기에 야구계는 물론 사회 각계에서 10구단 창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구단들은 불과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꿨다. 비난 여론이 점점 커지자 KBO와 구단 이사회가 파국을 막기 위해 일단 미봉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임’이라는 용어가 KBO에게 10구단 창단 결정권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0구단 창단에서 가장 중요한 10구단 기업과 연고지의 승인 등의 문제는 여전히 KBO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KBO는 이사회 승인까지의 절차를 구단들로부터 위임받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O는 선수협에 제시할 카드가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해영 사무총장은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10구단 창단과 향후 일정 등에 관한 진전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 일정에 대해 논의된 부분이 있지만 정확한 것은 지금 밝힐 수 없다. 이사회에서 나온 구체적인 내용은 선수협과 얘기를 나누겠다”고 함구했다.

이에 대해 선수협은 오는 13일까지 올스타전 출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각 구단 선수 대표들과 KBO의 제안을 상의한 뒤 올스타전 출전 문제를 결론짓겠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