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이번엔 꼭…” 박근혜 꿈 이룰까

입력 2012-07-10 21:55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민 모두가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 광장에서 “이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5년 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와 사활을 건 접전을 벌였던 때와 판이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를 받으며 유력한 1위 주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이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라거나 “그가 자신을 넘어서야 이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마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얘기다. 박 전 위원장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권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드시 승리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이했던 청와대에 입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선 고지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우선 과제는 당내 경선 룰 논란 과정에서 불거진 ‘불통’ 이미지를 없애는 일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통이란 말을 별로 들은 기억이 없다. 불통과 소신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이런 그의 원칙과 소신 행보가 행여 대통령이 다 된 듯한 오만함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특히 당내 민주화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위한 개헌 카드로 그를 압박하는 비박(非朴) 주자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도 관건이다.

아울러 오랜 기간 유력 주자로 있으면서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갖고 있다. 당장 출마선언문을 놓고 새로운 게 없어 평이하다는 평가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유산은 양날의 칼이다. ‘박정희 향수’를 갖고 있는 노년층과 보수의 압도적 지지는 장점이지만 반대로 야권에선 끈질기게 그의 역사관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12월 대선에서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권 20∼40대 표심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박 전 위원장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1대 1 대결에서 앞서 있지만 수도권 20∼40대에선 모두 지는 것으로 조사된다. 그래서 젊은 세대 공략을 위해 평소 꺼리던 이벤트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표의 확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